보이스피싱 범행에 속아서 본인 명의의 계좌 번호,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 대포통장 명의인이 된 경우에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속았거나 대출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카드를 넘겨주었더라도, 사안에 따라 접근매체 대여가 인정되면 현행법상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사실 증명과 조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속아서 체크카드를 넘겨줘도 처벌받는 이유
대포통장 명의인이 된 피해자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은 본인도 사기범의 거짓말에 속았을 뿐, 범죄에 이용될 줄은 전혀 몰랐다는 점입니다.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한도를 높이기 위해 계좌 거래 실적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하니 체크카드를 보내라”라거나, “취업 절차상 급여 계좌 등록을 위해 체크카드와 비밀번호가 필요하다”라는 사기범의 수법에 속아 접근매체를 넘겨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는 사기범에게 속아서 체크카드나 계좌 정보를 넘겨준 경우에도 일정한 대가관계가 인정된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확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접근매체 대여에 대응하는 경제적 이익, 즉 ’대가’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따라서 범죄 목적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대출 기회와 같은 대가관계가 인정되는 사안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대가를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처벌 수위와 감경을 위한 구체적인 입증 방법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되는 통장을 제공한 명의인은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범죄의 중대성에 비해 단순 가담자인 명의인에게도 매우 무거운 법정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기소유예, 벌금형 등의 선처를 받기 위해서는 ’범죄 고의가 없었음’을 객관적인 자료로 철저히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속아서 억울하다”라는 구두 주장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거 자료들을 최대한 수집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 비대면 소통 내역 확보: 사기범과 나누었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문자메시지,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절대 삭제하지 말고 전체 화면을 캡처해 두어야 합니다.
- 구인 광고 및 계약서: 취업 사기인 경우 채용 공고문, 사기범이 작성하도록 지시한 이력서, 근로계약서 양식 등을 제출하여 정상적인 취업 과정으로 오인했음을 증명합니다.
- 통화 내역 녹음: 사기범과 전화 통화를 했던 녹음 파일이 있다면 이를 속기사를 통해 녹취록으로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 신속한 사후 조치 증명: 계좌가 범죄에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즉시 은행에 연락하여 계좌를 해지하거나 지급정지를 요청한 내역을 제출하여 이상 정황 감지 후 조기에 대응했음을 밝혀야 합니다.
금융거래 제한과 해제 신청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되면 단순히 형사처벌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큰 불편을 주는 금융거래 제한 조치가 수반될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 보안센터 등 금융기관에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으로 등록되면 다음과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비대면 계좌 개설 제한: 향후 비대면 방식의 신규 계좌 개설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인터넷뱅킹 및 모바일뱅킹 제한: 기존에 사용하던 비대면 이체 등 일부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전자금융거래 제한: 현금카드 사용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거래 등 전자적인 방식을 이용한 거래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금융거래 제한은 원칙적으로 보이스피싱 사건의 형사 절차가 종결되거나 무혐의, 기소유예 등의 처분을 받은 이후에 비로소 해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처분 결과를 증명하는 처분결과증명서나 검찰청 피의사실 처분 결과 통지서를 발급받아 금융거래 제한을 적용한 각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여 해제를 신청해야 합니다.
피해금 환급 관련 이의제기와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 대비
대포통장으로 이용된 계좌에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입금한 돈이 남아 있는 경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피해금 환급 절차가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계좌가 지급정지되면 금융감독원은 이 사실을 공고하고 일정 기간 동안 채권소멸절차를 거쳐 남은 돈을 피해자에게 돌려주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계좌에 넣어두었던 정당한 개인 자금까지 함께 묶여 환급될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계좌에 들어있는 돈 중 일부가 본인의 고유 재산이라면, 지급정지 사실을 안 뒤 지체 없이 해당 은행에 지급정지 이의제기 신청을 하여 본인 소유의 자금임을 증명하고 해당 금액에 대한 지급정지를 풀어야 합니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명의인을 상대로 “통장을 양도하여 사기 범행을 방조했다”라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나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계좌를 양도한 과실이 인정되면 피해액의 일부를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해야 하는 민사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형사 단계에서부터 무혐의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민사 소송에서의 책임을 최소화하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대포통장 명의인이 되었을 때의 즉각적인 행동 지침
본인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악용되고 있음을 눈치채거나 은행으로부터 지급정지 통지를 받았다면, 즉각 아래 수칙대로 빠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 즉시 지급정지 및 해지 요청: 해당 은행 고객센터에 즉시 연락하여 본인 계좌 전체에 대해 출금정지 및 계좌 해지를 요청하세요. 사기범이 추가로 돈을 인출하는 것을 막아야 본인의 과실 책임과 피해 배상액이 줄어듭니다.
- 사기범과의 연락 차단 및 증거 보존: 사기범의 전화나 문자에 겁먹고 대화방을 나가거나 기록을 지워서는 절대 안 됩니다. 수사기관에 제출할 대화 캡처와 연락 기록을 즉시 파일로 안전하게 백업해 두세요.
- 경찰 및 금융감독원 신고: 즉시 가까운 경찰서나 112에 보이스피싱 명의도용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지킴이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 접수증을 발급받으세요.
- 경찰 출석 대비 자료 정리: 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요구가 오기 전에, 카드를 넘겨주게 된 시간대별 경위와 확보한 메신저 대화 캡처본을 육하원칙에 맞게 정리해 두어야 일관된 진술을 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부탁으로 통장을 빌려준 경우도 유죄가 되나요?
가족이나 친구, 지인의 부탁이라 하더라도 타인에게 본인 명의 계좌의 체크카드나 비밀번호를 넘겨주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입니다.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범죄에 이용될 수 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할 수 있었다면 방조죄나 대여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절대로 통장이나 카드를 빌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Q2.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때 “사기인 줄 몰랐다”라고만 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기인 줄 몰랐다는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과 법원은 거래 실적이 필요하다는 말을 믿게 된 객관적 상황, 수수료나 대가를 약속받았는지 여부, 상대방의 신원을 전혀 확인하지 않고 카드를 보낸 경위 등을 모두 따져서 미필적 고의 여부를 판단합니다.
Q3. 대포통장으로 등록되면 신용카드 사용이나 직장 급여 수령도 막히나요?
대포통장(사기이용계좌) 명의인으로 등록되면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거절될 수 있으며, 기존 신용카드의 한도가 제한되거나 사용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기이용계좌로 등록된 계좌에서는 이체나 출금이 제한될 수 있어, 급여 수령 등 일상적인 금융거래에 불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근거 자료
- 전자금융거래법 (법령 · 2025.12.16. 시행) — https://www.law.go.kr/법령/전자금융거래법
- 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판례 · 2019.06.27. 선고) — https://www.law.go.kr/LSW/precInfoP.do?mode=0&evtNo=2017%EB%8F%8416946
- KB국민은행 보안센터 보이스피싱 예방 안내 (안내 · 2026.08. 기준) — https://obank.kbstar.com/quics?page=C102304